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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육아일기

엄마의 부재 - 아빠 혼자 신생아 보기

by 긍 마 2020. 5. 28.

오늘 퇴근 후에 저녁을 먹은 뒤 와이프가 처음 저를 두고 외출을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잠깐 꽃병을 사오고 싶었나봐요. 라온이는 30분 전에 밥을 먹은 상태이고 고요히 자고 있었구요. 평소 칭얼댈 때도 안아주면 울음을 뚝 그치고 금방 잠들어서 와이프가 나간다는 사실에 전혀 걱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산이었죠.

한 15분 쯤 지났을까요? 라온이가 깼습니다. 평소처럼 그냥 안고 조금씩 방안을 배회하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라온이가 울기 시작합니다. 평소에는 내려놨을 때 우는 건 봤어도, 안고 있는데 우는 건 잘 보지 못했거든요. 아무리 달래도 울음소리가 점점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초조하더라구요. 우선 기저귀를 갈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소변을 본 상태더라구요. 그래서 갈아주면 괜찮겠지 했는데, 웬걸! 울음이 그치질 않습니다.

혹시나 해서 입 옆을 톡톡했더니, 아뿔사! 입이 따라 오네요. 손이 입으로 가기 시작합니다. 배가 고픈 거였어요! 라온이는 모유수유 중이기 때문에 분유를 먹지를 않는다고 와이프에게 들었어요. 와이프가 평소 외출을 전혀하지 않고 라온이와 있기 때문에, 배가 고프면 바로 먹을 수 있어서 이런 상황은 생각도 못했죠.

와이프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를 않습니다. 마음이 급해지더군요. 어쩔 수 없이 조리원에서 준 유일한 분유 1통을 찾았습니다. 분유포트에 물을 넣고 끓이고, 젖병을 찾고, 분유통의 설명서를 읽으며 분유를 넣고 물이 끓기를 기다렸어요. 그런데 끓고 나니 또 너무 뜨거운 겁니다. 다시 찬물을 받아서 젖병을 식힙니다. 왜 이렇게 식지를 않는지, 아무리 라온이를 달래도 울음은 점점 커집니다. 거의 오열을 하더라구요!

아! 드디어 먹을 만하겠다가 되었을 때, 소파에 앉아 라온이에게 젖병을 물렸습니다. 우려와는 달리 기가막히게 분유를 먹더군요. 아! 다행이다 싶었죠. 그런데 한 10~20미리 먹었을까요? 갑자기 분유를 먹지 않고 울기 시작합니다. 속이 답답한가? 뜨겁나? 배가 부른가?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트림 시키는 자세로 안아도 울고 끝없이 울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젖병을 물려도 이제는 절대 먹지 않아요. 그냥 다시 안고 토닥토닥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라온이가 눈물이 양쪽에 맺히는 건 처음 봤어요.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더라구요.

그러는 사이 와이프가 도착했습니다. 당황한 와이프도 오자마자 라온이를 끌어안고 모유수유를 했어요. 라온이는 많이 울어서 얼굴이 뻘겋게 달아오른 상태에도 엄마 젖을 먹으니 어느 정도 안정을 찾더라구요. 

원래 라온이가 토를 한 적이 없는 걸로 아는데, 오늘은 바닥에 금방 토도 하고, 많이 힘든 하루를 보낸 것 같아요. 참 이런 상황에서는 아빠는 그닥 할 수 있는게 없더라구요. 역시 아이에겐 엄마가 필요한 가봐요!

아무튼 초보 아빠 분들, 혹시를 대비하여 분유 타는 방법은 꼭 익혀두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모유 수유를 하신다면 모유를 얼려놓고 녹일 수 있게 준비를 해 놓아야 할 것 같아요(와이프가 모유 얼려놓은게 있었다고 하더군요. 전혀 모른 제 잘못이죠;;)

아무튼 초보 아빠의 당황스러운 하루였습니다. 다음 번에도 이런 상황은 자신이 없네요^^; 아기를 키우시는 부모님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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