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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육아 정보

유도분만 성공기 - 양수 샘(터짐x), 10시간 진통 라온엄마 고생했어!

by 긍 마 2020. 4. 29.

4.26. 11시 드디어 건강한 모습으로 라온이가 태어났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후 출산까지, 24시간 정도의 기록을 남겨보겠습니다.

저도 와이프가 진통을 하는 동안

여러 글들을 보며 위안을 삼고 준비를 했습니다.

이 글도 비슷한 상황이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08:30

 

토요일이어서 늦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라온이의 출산 예정일은 4월 30일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원래 오늘 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갈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와이프가 갑자기 저를 깨우며,

"여보 양수가 샌 것 같아."

하더군요. 저는 잠결에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와이프가 다가오더니, 양수 맞는 것 같아 하더라구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물론 이전에 지인들에게 양수가 나와도 아이가 바로 나오진 않는다고

차분하게 준비하고 가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막 터져서 흐르는 것이 아니고 손바닥 크기 정도도 안되게

양수가 새어있는 상태였습니다.

출산 가방은 이미 싸둔 상태였기 때문에

집을 정리하고 병원으로 출발했습니다.

 

09:30

 

병원에 도착하니, 양수가 맞다고 하더군요.

아직 진통은 커녕 가진통도 없는 상태였지만

이미 양수가 새었기 때문에

48시간 안에 나오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한다고 하더군요.

제왕절개 비율이 40%가 넘는다고 들었기에

당연히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입원실로 들어간 후 

유도분만을 위해 촉진제를 맞았습니다.

가장 낮은 단계(?)를 주신다고 하더군요.

특별히 진통은 없는 상태였습니다.

자궁문이 1센치 열려있는 상태라고 하더군요.

여기서 제가 할 일은, 입원 서류를 작성하고

출생신고를 위해 필요한 서류를 간단히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어떤 분이 오셔서 제대혈(?)에 대해 설명하시고 

권유하시더군요. 큰 의미가 없다고 들어서

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고 기다렸습니다.

조금씩 와이프가 통증은 있었지만

진통의 단계는 아니더군요

 

18:00

시간이 흘러 촉진 주사를 멈췄습니다.

야간에는 엄마의 호르몬으로 자극 되기 때문에 멈추고

아침에 다시 진행을 한다고 하더군요.

식사가 제공되었습니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고 왔는데

언제까지 갈지 모르기에 드디어 식사가 나왔습니다.

와이프는 긴장감과 불안 때문에 별로 먹지 못하더군요.

그래도 힘내야 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먹였습니다.

 

조금씩 와이프의 진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중간중간 내진을 하고, 태동을 확인하는 작업이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자궁문이 조금 더 열린 것 같다고도 했지만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22:00 

와이프의 진통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 같습니다.

지속적으로 5~10분 간격으로 진통이 있더군요.

극심하진 않았지만 통증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아내가 즐겨보는 '부부의 세계'를 시청하니

조금은 거기에 정신을 팔다가

조금씩 진통을 하는 그런 정도였네요.

 

24:00 

이때부터 고통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와이프의 진통은 본격화 되고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미리 영상에서 본 호흡법을 같이 하기도 했지만

통증 때문에 힘들어 했습니다

와이프가 무통주사!!를 요구했지만

아직 자궁문이 덜 열려서 안된다고 하더군요

이때 아마 3센치 정도 열렸다고 한 것 같네요

 

01:30

 

드디어 4센치 정도 자궁문이 열렸습니다.

기다리던 무통주사를 맞았네요.

저도 계속 검색을 하며 봤는데

무통 천국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확실히 한결 나은 모습이었지만

통증이 0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이전보다는 훨씬 평온한 모습이었네요.

 

04:00

 

둘 다 지쳐갔지만 통증 때문에 잠을 이루진 못합니다.

다시 한 번 무통 주사를 요구하고04:30분쯤 2번째 무통을 맞았습니다.

다시 조금은 안정적이 되네요.

이때부터 계속 저는 

검색창에

자궁문 4센치

자궁문 5센치

자궁문 7센치

 

등을 검색하며 아내의 상태와 비교했습니다.

 

 

07:00

 

 

아내의 고통이 극심해졌습니다.

둘 다 한 숨도 못잤습니다!

다행히 자궁문은 계속 조금씩 열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제가 검색한 결과

1.자궁문이 열리지 않는 경우

2. 아이가 내려오지 않는 경우

에는 수술로 이어질 수도 있더군요.

 

주변 분들도 너무 힘들도 수술하면 더 힘드니

그냥 빠르게 남편이 수술 결정을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어렵다고 판단하면 바로 수술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09:00

자궁문은 이제 다 열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힘을 줘도 아이가 내려오지 않더군요.

결국 이렇게 고생하고, 수술을 하나 싶더군요.

 

의사 선생님과 초음파 검사를 했습니다.

아이의 위치는 좋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자궁문도 거의 다 열렸구요

 

그리고 제가 복도로 나가니

의사 선생님께서 골반이 좁아 아이 머리가 조금 눌린 것 같다.

30분만 더 해보고 안 내려 오면 수술을 해야할 것도 같다

하셨습니다.

저는 정말 와이프가 할 만큼 고생했으니

"네, 수술해 주세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와이프한테 고생했다고

어려울 수도 있으니 수술도 생각하자고 전달했습니다.

그랬더니 와이프는

굉장히 결의에 찬 눈빛으로 계속 진통이 올 때마다 더욱 힘을 주더군요.

 

한 15분쯤 뒤, 와이프가 말했습니다.

여보! 뭔가 나온 것 같아, 간호사 불러줘!

그래서 얼른 나가서 말했더니

간호사들이 내진을 하고

"거의 다 내려왔어요! 남편 분, 자연분만 더 시도해 보시죠. 

아내 분도 계속 하고 싶어해요."라고 하더군요

 

안쓰러웠지만 ,가능하다면 더 좋은 결과니

그렇게 하자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와이프는 변기에 앉아

계속 힘을 주고 저도 옆에 오지 않게 한 뒤

아이가 내려오더록 계속 힘을 주더군요.

 

10:30

 

간호사들이 들어가고

드디어 준비가 다 되었는지, 분만실로 이동을 합니다.

갑자기 긴장이 풀린건지, 올라가는 건지

눈물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분만실로 향하는 비장한(?) 표정의 아내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그 뒤 계속 조마조마 했습니다.

 

와이프의 고통 소리가 한 번 들리고

너무 숨죽이듯 조용한 공간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한 3번쯤 비명이 들리고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절대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더군요

들어가서 탯줄을 자르고

아이에게 손을 내밀자

정말 신기하게 저의 손을 향해 손을 뻗는

라온이를 봤습니다.

아마 제 평생 잊지 못할 순간입니다.

라온이는 아닙니다!^^:

결국 11시 출산을 성공하고 

20분 쯤 뒤에 병실로 돌아와

수고한 아내와 행복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아내는 생각보다 에너지가 있더군요.

 

그리고 지금 2박 3일 입원 후 

조리원에 입실한 상태입니다.

매일 매일 라온이 보고 사진 찍고

그 순간 순간이 너무 즐겁습니다.

 

다들 순산하시고

행복한 가정 이루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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